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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인사이트

은행 대출심사 기준 강화가 경제와 증시에 미치는 영향

by 불나방스 2023.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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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줄요약

- 최근 시니어 은행 대출 담당자 설문조사에서 부정적인 모습들이 나타남에 따라 실제로 대출에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함

 

- SLOOS에서 대출기준이 강화되면 실제 1분기 후 대출에 영향을 미치게 됨

 

- 뿐만 아니라 대출은 다시 GDP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며 경제를 어렵게 만듬

 

 


 

 

은행 대출심사 기준이 중요한 이유

회사채 스프레드의 상승은 미국 시장이 불안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 지표가 될 수 있지만 대출 시장에서의 변화를 관찰하는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상업은행들의 대출은 시장에서 거의 거래가 되지 않기 때문에 대출금리를 빠르게 관찰하기는 어렵습니다. 은행 대출 담당자들은 기업대출에 금리를 협상하기 전에 이미 통과해야 하는 기준을 설정해 놓고 있습니다.

 

이런 기준은 미국에 있는 수천개의 은행에서 개별적으로 설정하고 있으며 연준은 Senior Loan Officer Opinion Survey(SLOOS)를 통해 은행들의 대출 상황을 평가하고 있습니다. 현재 SLOOS는 미국 국내 상업은행 80개와 24개의 외국계 은행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 설문조사는 미국 대출시장에 대한 대출수요와 대출능력에 대한 제한된 정량적 데이터와 정성적 데이터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Cara 외 2인 연구 논문

2000년 7월 FRBNY Economic Policy Review에 발간된 Cara 외 2인 연구(2000)에 따르면 SLOOS에 따른 대출 기준의 변화는 실제 대출 증가율과 관계가 있음을 밝혔습니다. 미국 은행의 상업대출은 대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요인들을 통제한 후에도 대출기준이 강화되면서 크게 둔화되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따라서 SLOOS의 결과는 은행 대출 담당자들이 설문조사에 편향 없이 참여할 뿐만 아니라 신용 가용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고 따라서 이는 경제성장을 예측하는데 도움이 되며 재고 및 고정투자 등 경제활동을 예측하는데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출기준과 대출증가 추이
대출기준(파랑)과 전년대비 대출증가(빨강) 추이

90년대부터 현재까지 대출기준이 강화되면 언제나 시차를 두고 대출은 둔화되어 왔습니다. Kashyap, Stein and Wilcox(1993)는 대출기준이 강화되어 대출이 어려워지게 되면 기업들은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상업어음 시장에서 자금조달을 늘리게 된다고 했습니다. 

대출기준 강화가 신용시장에 미치는 영향
대출기준 강화가 신용시장에 선행 및 후행적으로 미치는 영향

실제로 대출기준이 강화되면 상업어음의 상대적 비중이 대출보다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상업어음으로의 대체는 대출기준 강화 전과 후에 모두 나타나기 때문에 lead-lag 효과가 명확하지 않습니다. 반면 1990년대 이후 데이터에서 대출은 대출기준 강화 이후 뚜렷하게 감소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대출기준과 상업어음시장 추이
대출기준(빨강)과 상업어음시장(초록,파랑) 규모 추이

 

상업어음 시장도 대출기준이 강화되면 시차를 두고 시장이 위축되는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아마도 이건 대출 여건이 악화되면서 상업어음으로의 대체가 이루어지긴 하지만 동시에 경기위축에 따른 경제활동 축소의 영향도 따라오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대출심사 기준이 대출 증가율에 미치는 영향

오늘은 Cara 외 2인 연구(2000)를 기반으로 최근 데이터(1992년부터 현재)를 통해 대출심사 기준이 대출증가율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대출심사 기준이 대출증가율에 미치는지 분석할 모델은 다음과 같습니다.

분석 모델

Standards는 대출심사기준 강화(%), Loans는 전분기대비증가율, GDP는 전분기대비 실질GDP 증가율의 연율, Loan spread는 미국 프라임론 대출 이자율과 기준금리간 스프레드, Demand는 SLOOS에 나오는 대출수요증가(%)입니다. lag 값이 변수마다 제각각인 이유는 변수마다 대출증가율에 영향을 미치는 시차가 다르기 때문에 최적화된 lag 값을 투입한 결과입니다.

 

대출심사 기준 강화가 대출증가율에 미치는 영향
대출심사 기준 강화가 대출증가율에 미치는 영향

회귀분석 결과 대출심사 기준 강화는 대출증가율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출심사 기준 강화가 1%p 증가할 경우 대출증가율은 0.32%p 감소함을 의미합니다.

 

GDP 성장률도 대출증가율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분기GDP 성장률이 연율로 1%p 증가할 경우 대출의 분기증가율은 0.38%p 증가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올해 미국 GDP는 둔화될 뿐만 아니라 역성장 가능성도 나오고 있는 만큼 여러모로 대출증가율에 좋은 소식이 아니네요.

 

분석 결과1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회귀분석 결과는 대체로 선행연구와 비슷하게 나타났지만 spread의 경우 의미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Spread 추이

그럴싸한 이유를 생각해보면 spread에 사용되는 Prime Loan rate와 기준금리 간 격차는 93년 이후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금융시장이 발전하고 정보의 비대칭이 낮아지면서 시장이 바꼈거나 아니면 또 다른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귀찮아서 알아보진 않겠습니다.

 

대신 spread 변수를 Prime Loan rate의 스프레드 대신 회사채 금리와 미국채 금리 간 스프레드로 대체하겠습니다. 선행연구는 spread 변수의 계수값이 마이너스인 것은 스프레드 증가가 대출 수요 증가보다 대출 공급 감소에 더 많이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회사채-미국채 스프레드 변수의 계수값이 마이너스로 나온다면 이는 금융시장에서 자금조달 여건의 악화로 인해 회사채 스프레드가 증가하고 이러한 환경은 대출시장에도 영향을 미쳐 대출을 감소시킨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분석 결과2

spread 변수를 대체한 후 회귀분석 한 결과 선행연구와 비슷한 결과를 얻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GDP 변수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냥 넘어가겠습니다. 어차피 중요한건 대출심사 기준 강화가 대출증가율에 미치는 영향이며 계수값은 약간의 변화가 있었지만 VIF 검사 결과 독립변수가 상호 영향이 크진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출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

대출 여건이 대출기관의 기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기준이 강화되면 은행에 의존적인 기업은 지출이 감소할 수 밖에 없습니다. 또 대출심사 기준이 강화되는 것은 경제가 더 느리게 성장한다는 신호로 여겨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대출심사 기준의 강화는 경제활동의 부정적 변화를 암시합니다.

 

대출이 GDP에 미치는 영향 분석 결과

 

분석 결과 당연한 얘기겠지만 대출이 증가하면 GDP성장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출이 qoq 1%p 증가할 때 GDP에는 0.15%p 증가에 기여하게 됩니다.

 

SVB 파산 이후 미국 상업은행들의 대출은 2분기부터 급속도로 둔화되고 있습니다. 은행위기 이전 대출 증가율이 GDP 성장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면 앞으로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경제 성장률이 둔화된다고 해서 주식시장이 무조건 하락하는 것은 또 다른 얘기일 수 있습니다. 은행의 대출기준 강화와 대출 증가율의 둔화가 경제성장에 영향을 주는 요인인 것은 분명하지만 이것으로 모든 것을 설명하기에는 역부족입니다. 또 경제성장을 예측한다고 한들 주식시장을 예측하는 것은 더더욱 역부족입니다.

 

앞으로 더 많은 분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지만 신용경색이 좀 더 눈에 띄게 나타나게 된다면 투자에 있어서도 좀 더 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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